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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일요일에도 마트 열었더니...중소상공인 함께 웃었다━
- 의무휴업일 평일로 바꾼 대구시, 모두가 해피해졌다
전국 최초로 광역시 기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한 대구에서 전체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가 실제 데이터로 확인됐다. 대형마트가 주말에 정상영업을 하자 유동인구가 늘어 중소 소매업체와 음식점이 함께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린 것이다. 마트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면 주변 소상공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계가 각 지자체에서 이뤄질 의무휴업 논의에 객관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1일 단독 입수한 '대구시 의무휴업일 분석 결과'(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팀)에 따르면 평일 의무휴업일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대구시내 소매업 및 음식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가 증가했다. 소매업은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 쇼핑센터를 제외한 중소상공인 등이 포함됐다. 이는 대구 주변의 비교 대상 지역인 부산(25.5%), 경북(18.6%), 경남(15.5%)보다 높은 것이다.
조 교수팀의 연구는 A카드사의 대구시내 신용카드, 체크카드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으며 오는 17일에 열리는 한국유통학회 하계융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A카드사는 대구지역 점유율이 약 18%로 270만 가맹점 조사가 가능하다. 조 교수는 "카드 사용 데이터는 추세분석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점유율이 18%면 전수조사에 가깝다"며 "대구의 매출 상승률이 타지방보다 높았던 배경은 가족단위로 바깥활동을 하는 일요일에 타지역에서도 놀러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대구시 8개 구·군은 올해 초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둘째주·넷째주 일요일에서 같은 주 월요일로 변경했다. 대형마트는 2012년에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거해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보통 구 단위로 협의를 진행하는데 특·광역시 전체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것은 대구가 최초다.
업종별로는 대형마트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슈퍼마켓이 기존 의무휴업일이었던 2·4주 일요일에 매출이 2.47%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신규 휴업일인 2·4주 월요일 매출이 13.7% 뛰면서 전체 3개월간 매출이 9.51% 증가했다. 역시 부산(3%), 경북(3%), 경남(0.01%)보다 높았다.
농축산물전문점 역시 2·4주 일요일 매출은 7.1% 감소했지만, 월요일 매출이 7.4%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은 10%가 확대됐다. 부산은 8.6%, 경북은 10.1%, 경남은 5%가 늘었다.
특히 음식점, 편의점은 일요일 대형마트의 집객효과를 누리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음식점의 2·4주 일요일 매출은 39.2%, 월요일 매출은 32.2%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은 40.3%가 뛰었다. 전체 기간 기준 부산은 36.7%, 경북은 30.2%, 경남은 25.4%가 증가했다. 편의점은 2·4주 일요일 매출이 20.8%, 월요일은 17.7%가 늘어 전체 기간 매출이 22.7%가 성장했다. 전체 기간 기준 부산 매출 성장률은 16%, 경북은 9.1%, 경남은 2.3%였다.
이 외에도 대구시 내 가구·가전·생활 업종의 3개월간 매출이 30%, 의류점 매출이 17.1% 증가했다.
대구시민의 대구 지역 내에서의 소비도 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4월 대구시민의 대구시 내 소매업, 음식점 이용 비중은 73.5%로 전년 동기 71.8% 대비 1.7%포인트가 늘었다. 2·4주 일요일 비중은 68.8%에서 69.4%로, 월요일 비중은 71.3%에서 73.1%로 모두 확대됐다.
조 교수는 "의무휴업일과 관련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영업규제 초기에는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며 "온라인 거래로 오프라인 상권 경쟁력이 낮아진데다 대형마트가 쉬는 날 지역 바깥으로 나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데이터 분석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변경이 오프라인 상권 내 소비를 증가시킨 사례"라며 "장기적으로 기업들에게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어 지역 소비·경제 부흥을 바라는 지자체들에게 좋은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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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게 되네?" 대구의 반전…주말 마트 열어도, 서문시장 '바글바글'━
-의무휴업 평일 전환 반대했던 대구 서문시장 가보니
지난 27일 오전 11시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손님들이 하나둘 가득 차고 있는 모습. 평일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방문한 것을 알 수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대구 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뀐 지 5개월이 지났다. 도입 당시만 해도 반발이 컸던 변화였지만 이제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오히려 대형마트와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제도였다고 말하고 있다. 의무휴업일이 바뀌더라도 실질적인 피해나 혜택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오전 11시쯤 방문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골목골목 수천 개에 달하는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문시장 오픈 시간은 9시지만 점심시간 직전에 문을 여는 점포들이 많아 보였다.
점포들이 문을 열면서 골목 곳곳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불과 30분 만에 시장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건물 안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이들부터 길거리에서 건어물, 국수, 호떡, 식혜 등 먹거리를 찾는 시민까지 다양했다.
지난 2월 의무휴업이 평일로 전환될 때 대구 내에서 반대 여론이 많았던 곳 중 하나가 서문시장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 보였다. 실제 서문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이 재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시장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우미경씨(61)는 "매출에 별로 지장이 없었고 지장이 있더라도 잘한 정책이라고 본다"며 "대형마트랑 상생해서 경제를 활성화해야지 소비를 억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배이준씨(55)도 "대형마트랑 재래시장이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 쉬기로 했던 건데 그걸 바꾼 거니까 처음에는 시장 내 반발이 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손님이 조금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 적응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의 의견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었지만 2030 세대로 보이는 젊은 층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접근성이 좋은 데다가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들렀다는 김유빈씨(28)는 "대형마트에 가는 사람들은 어차피 (휴일을 피해서) 마트에 갈 거고 재래시장에 가는 사람들은 마트에 안 가고 여기를 올 것"이라며 "가끔 서문시장을 방문하는데 재래시장이 물건이 좀 더 저렴한 것 같아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서 운영 중인 한 대형마트의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한 이후 대형마트에 엄청난 매출 상승효과가 나타난 것도 아니었다. 이날 방문한 대구 한 대형마트는 서문시장보단 한적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손님들이 물건을 집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붐빈다는 느낌은 없었다. 해당 마트 한 관계자는 "금, 토요일로 몰렸던 수요가 일요일로 분산되면서 매출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의무휴업일이 바뀌었더라도 재래시장에 가던 손님이 대형마트로 오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평소 재래시장에 자주 간다는 정순희씨(65)도 "대형마트에서 살 게 있고 재래시장에서 살 게 따로 있다"며 "보통 재래시장에 자주 가지만 오늘은 마트에서 장을 좀 봐야 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황선탁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대구시에서 주차장 개선 문제, 구국운동기념관 건립 등 개선책을 마련하면서 시장 내에서도 반발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아직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좀 더 지켜봐야 할 단계지만 서로 배려해주면서 상생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v.daum.net/v/2023080209000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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