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뉴시스]송승화 기자 = “불과 4~5분 사이 물이 무릎까지 들어차더니, 현관문이 안 열려 그냥 죽는 줄 알았어요. 밖에 있던 남편과 함께 당기면서 도망쳐야 산다는 생각에 탈출해 나왔어요.”
충남 공주시 금강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은 16일, 전날(15일) 오전 7시께 벌어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당시 ‘공포’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빌라 1층에 사는 70대 여성은 “(15일)새벽 3시쯤 일어나 밖을 봤는데, 그때는 별일 없어 다시 잠이 들었다가 아침 7시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로 남편이 차를 뺀다고 나간 후 불과 5분 만에 물이 차올랐다”며 “현관문을 열려고 했지만, 물이 들어차면서 혼자 힘으로 열리지 않아 이젠 죽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리를 질러 밖에 있는 남편을 불렸고 (현관문)안과 밖에서 문을 밀어 가까스로 집에서 나오는 순간, 물이 집안으로 마구 들어왔다”며 “밖에 남편이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물이 들어차 이미 호수가 된 옥룡동 도로 인근에 있는 ‘요양원’에서는 일사불란한 탈출 작전이 민관 협동으로 진행됐다.
요양원 관계자에 따르면 “폭우로 지하 1층 작업실은 이미 잠기고 승강기는 멈춘 상황에서 대부분 고령인 어르신이 놀라지 않도록 전 직원들이 60여명 되는 분들을 한분 한분 엎고, 안고 대피했다”며 “순식간에 물이 무릎까지 들어차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공주시가 긴급 투입해 준 버스를 이용해 현장에서 탈출할 수 있었으며, 공무원들도 현장에 끝까지 남아 도움을 줬다”며 “우선 공주대학교 대피소에 있다가 현재 60여명 중 44명은 인근 다른 요양원에 있다”고 전했다.
공주시 옥룡동에서 50년을 거주한 70대 남성은 “살다 살다 이런 물난리는 처음 본다”며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70대 남성은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옛날에도 공주시에 물난리가 난 적이 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물이 10여분 만에 어깨까지 올라와 순간, 도로가 호수로 변했고 자동차 경적과 고함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너무 차오르면서 조금 뒤 소방대원의 고무보트가 보였고 그걸 타고 이곳을 빠져나간 사람들이 있었다”며 “무거운 냉장고가 물에 둥둥 떠다녀 ‘충돌’하는 것 아닌가는 하고 걱정과 함께 전기 감전 같은 사고 등 무서운 생각이 당시 들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공주대학교 대피소를 찾았을 땐 대부분은 집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임시 퇴소한 상태였다.
공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110여 분이 대피소에 있었으며, 제공한 아침을 먹고 집에 가보겠다며 임시 퇴소를 했다고 전했다.
대피소에 남아 있던 60대 여성은 “새벽 집에 갔다 왔는데, 상황이 손 댈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고 어제 핸드폰만 들고 급히 나와 무엇이라도 챙겨 갈려고 했지만 다 젖어서 그냥 나왔다”며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고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며 울상지었다.
http://v.daum.net/v/2023071612274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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